보도자료

1인가구 660만 시대... 은퇴 후에도 나앉지 않으려면

작성자
givia
작성일
2022-01-31 15:26
조회
324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664만가구다. 국민 100명 중 12명이 1인 생활 중인 셈이다. 1인 가구가 이제 막 300만명 초중반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던 2010년 초, 금융권은 2인 이상 다인(多人) 가구보다 1인당 소비액이 많은 1인 가구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했던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이씨와 같은 고소득 1인 가구와 박씨와 같은 저소득 1인 가구로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다인가구보다 많은 1인당 소비액은 오히려 ‘어떻게든 홀로 먹고 살아야 하는’ 1인 가구의 발목을 잡았다.

1인 가구 소득 양극화는 금융권의 기대와 달리 전체 소비를 줄여 경제를 침체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내놓은 ‘1인 가구의 특성 분석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가 10% 증가하면 지니계수는 약 0.006(1.7%) 상승하고, 빈곤율지수는 약 0.007(3.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가 도리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NH투자증권 산하 100세시대연구소 김범준 연구원은 “대한민국에서 경제적으로 넉넉한 1인 가구로 사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며 “왕성한 사회 활동과 부족함 없는 경제 생활을 하는 ‘골드미스’, ‘골드미스터’는 1인 가구의 극히 일부분일 뿐, 실제로는 1인 가구로 살기 위해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사항을 알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퇴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저축(Save)하고, 체계화(Organize)하며, 일하고(Labor), 극복(Overcome)하는 이른바 ‘솔로(SOLO)’ 전략을 제시했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우선 주거의 경우 개인 소득 수준에 맞춰 크기를 줄이고 여가와 취미 관련 비용도 아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은 1인 가구에게는 정신적 환기를 위한 취미 생활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주머니 사정에 맞춰 그만큼 절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싱글의 최대 장점인 가족 경조사 관련 이벤트에 대한 부담이 한결 덜한만큼 이 자금을 알뜰히 모아 노후 준비를 위한 밑돈으로 쓰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살뜰히 모은 돈을 그저 은행에서 묵히지만 말고 재무적으로 체계화해 제대로 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0대 1인 가구 직장인이라면 ‘3355′ 원칙을 실행하는 것이 좋다. 30대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고, 은퇴 시 총 자산의 30% 이상이 연금 자산이 돼야 한다. 또 총 자산의 50%는 금융 자산으로 운용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하루라도 빨리 은퇴하기 위해 암호화폐나 ‘밈(Meme) 주식’ 같은 고수익·고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성향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밈 주식이란 재무제표상 변동 없이 온라인에서 한순간 입소문이 나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얻는 주식을 말한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찍부터 은퇴 준비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인 투자와 자산관리를 통해 은퇴자산을 축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금리가 상승하거나 자산가격이 하락할 경우, 대출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부채 관리와 위험분산 측면에서 자산축적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현금흐름 확보나 은퇴 후 비용절감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의 경우에는 보험 가입에 있어서도 본인 사망 시 재산을 물려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사망 보험보다는 재해, 질병, 상해를 대비할 수 있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재무적인 압박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정규직 은퇴 이후 꾸준히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계속 마련하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가족 외에 친한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로 이어진 독신자들이 결혼했지만 인간관계가 빈약한 사람들보다 건강의 위험 징후가 적게 나타났다.








그래픽=이은현







그래픽=이은현

1인 가구 증가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특히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국가의 길을 걸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대도시들은 1인 가구 비율이 열집 가운데 세집 수준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일자리를 찾아 청년층이 도시로 몰려들고, 사별·이혼 등으로 혼자가 된 고령자 가구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1인 가구의 경제 문제는 개인의 문제기도 하지만, 곧 사회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주요국가 정부는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단 1인 가구형 공동주택·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거수당 다양화 같은 주거 지원 정책이 우선이다. 주거 안정화를 통해 1인 가구끼리 끈끈한 공동체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0·30대 1인 가구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주택 매매·전월세 자금 걱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재까지 자산축적 측면에서 보면 열악하지만, 소득 측면에서 보면 다른 연령 구간보다 상환 가능성이나 수입 증가 잠재력이 큰 계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단 주거 관련 지원을 대폭 늘려서 1인 가구가 어떻게든 지역 공동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도 적정성을 면밀히 판단하고, 시행 착오를 최소화해 1인 가구 관련 정책을 도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선일보 유진우기자 이정수기자

출처: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2/01/31/X43QOZOY45HZ3JVXKREIZNX3ZI